2015년에 서울의 모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들이 결핵에 집단적으로 전염되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그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의 선고가 지난달 10일에 있었습니다. 판결의 내용은, 결핵에 감염된 신생아들에게는 각 400만원, 그 부모들에게는 각 50만원 등 총 2억4,700만원을 산후조리원 측에서 배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위 사건의 판결이 선고된 날, 새움에서 진행한 구미 모 산후조리원의 신생아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집단감염 사건에 대한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졌습니다.
2016년 11월 경, 구미 모 산후조리원에 입원했던 신생아들이 집단적으로 RSV에 감염되었고 그 중 일부 신생아들은 태어난 지 열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결핵 사건 이후에 전국 각지의 산후조리원에서 집단 감염 사건이 발생되고 산후조리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던 때라 지역 뉴스에서 방송되기도 했었습니다. 새움은 산후조리원과 보험회사를 상대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신생아들과 그 부모들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였습니다.
소가가 전부 합쳐 1,500만원 정도밖에 안되는 소액사건이었지만, 제 딸도 갓 100일을 넘긴때라 피해 부모들의 분노가 직접적으로 와 닿았던 사건입니다. 사건을 진행하면서 RSV에 관한 논문도 찾아보고 투약된 약물의 부작용까지 모두 조사하면서 전의를 불태웠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사건을 시작하면서 손해배상 금액이 얼마나 인정될지 걱정이 됐습니다. 대부분의 치료비는 이미 건강보험으로 처리가 됐고 (다행스럽게도) 소장을 접수할 당시에 아가들은 거의 완치된 상황이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청구할 수 있는 부분은 위자료인데 우리 법원에서 인정하는 위자료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RSV가 흔한 감염성 질병이라는 점도 위자료 산정에 불리한 부분이었습니다.
위자료가 많지 않을 것이라 설명에, 부모님들은 돈을 바라지는 않으니 조리원의 책임만 확실하게 밝혀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그래도 변호사는 부담이 됩니다^^;). 금액을 과하게 청구할 경우 오히려 소송비용을 물어내야하니(소송비용은 패소한 사람이 부담합니다. 일부 승소한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패소한 비율만큼의 소송비용을 물어줘야 합니다), 아가들은 300만 원씩, 어머니는 150만 원씩, 아버지는 50만원 씩 위자료를 청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피고 측은 감염에 대한 과실이 없다면서 책임을 부인했습니다(저는 책임은 인정하되 위자료 금액만 다툴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만...). 두 번의 변론기일이 진행되었고, 구미시법원 재판부는 아가들에게 각 120만 원씩, 어머니들에게 100만 원씩, 아버지들에게 3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측과 상대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